공간너머 2022
공간너머 프로젝트 기획 의도
1. ‘문화예술교육 활동가’로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시간과방의실험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발된 비대면 상황 가운데에서 공연 예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었던 관객과 배우 간의 상호 교류, 공존의 경험을 어떻게 온라인 상의 작업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는 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시작된 예술가 집단입니다. 예술 교육과 예술 사이의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저희는 작년에 첫 예술 교육 사업으로서 아르택트랩의 사전 탐구형 지원 사업에 참여했습니다.저희가 추구하는 예술 교육은 예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또한 저희가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지점은 관객과 배우 간의 상호 교감 - 배우와 관객이 공존하는 시간성과 공간성, 육체성을 담은 공연예술이 어떻게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가 입니다. 이를 위하여, 참가자와 참가자 간의 다리 역할을 하는 온라인 공연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시간과방의실험실이 출발점부터 고민하고 있는 테마 “몸”, “감각” 그리고 “교감”은 성인 뿐만이 아니라, 아동 그리고 청소년들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몸 감각하기” 라는 주제는 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더 깊이 경험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감각 확장을 통해, 표현의 폭이 넓어질 수 있으며, 자신의 기관들과 신경들을 통해서 새롭게 그리고 더 깊이 자신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 ‘문화예술교육의 창의적 접촉’이라는 주제어가 귀하의 예술 활동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마틴 부버(1878-1965)는 직접적인 접촉, 사람 대 사람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그는 갓난아이가 어떤 대상을 지각한 후에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나타내는 행동은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으로 상대방을 향해 손을 뻗는 행동이며, 이를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접촉의 욕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접촉본능이란 어떤 다른 존재를 처음에는 촉각적으로, 다음에는 시각적으로 접촉해 보려는 본능을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신체적인 접촉이 전혀 불가능한 온라인상의 만남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저희는 이전과는 다른 감각으로의 접촉이 필요한 시대임을 직면합니다. 지난 2년간 접촉이 금지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성인 못지않게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정서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10대 이상 청소년의 우울증 호소도 전년과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도래, 디지털 문화의 전환기를 앞에 둔 다음 세대들은 비접촉 일상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봅니다. 반면 온라인 수업은 장기화 된 코로나 봉쇄로 인해 그 한계치를 경험했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이러한 온라인 만남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창의적인 새로운 방향으로 참여자들 간의 디지털 바탕의 접촉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만남의 정의가 단순하게 신체적인 접촉이 아닌,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며 타인과 더불어 정신적인 교감을 하는 정서적 접촉, 나의 신체와의 접촉, 두 접점에서 새로운 감각으로써의 접촉이 온라인 만남 안에서 가능함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장-뤽 낭시(1940-2021)가 표현하고자 한 종이 뭉치, ‘코르푸스’로서 동시에 무한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감각하는 ‘코르푸스: 몸’, 무한을 담고 있는 신체에 대한 사유를 통하여, 스스로를 ‘너’로 접촉하는 것에 대해 오늘날의 시대, 온라인 예술 교육의 틀 안에서 실험해 보고자 합니다.
3. 본 사업 참여를 통해 만나고 싶은 교육 대상(고등학생)의 구체적인 특성을 적어주세요. 위 대상과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가 어떻게 연관성이 있나요?
지난 공간 너머 프로젝트(사전탐구형)에서 발견한 연구의 결과물들을 통해 올해에는 독일의 재외동포 청소년들과 서울, 경기, 제주도의 청소년들을 온라인 속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낼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보고자 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한국의 방문이 어려웠던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외국에 나가고 싶어하는 한국의 청소년에게 물리적으로는 멀지만 전혀 그 거리감에 느껴지지 않는 낯선 또래를 친근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묶어 줄 수 있는 예술 교육 공간을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이로써 공간을 뛰어넘어, 낯선 또래의 친구들의 일상과 나 자신의 친밀한 공간을 연결해 주는 온라인 환경 속에서 다양한 감각 놀이를 통하여 새로운 연대감을 가집니다. 온라인 상에서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집중함으로써 자칫 온라인 상에서 배제되기 쉬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워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제재 없이 충분하게 스스로를 표현해냄으로써 낯선 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을 가집니다.